얼마 전 ‘웨이팅 맛집’으로 유명한 런던베이글뮤지엄(LBM)이 사모펀드인 JKL파트너스에 약 2천억 원의 기업 가치로 매각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베이글을 파는 매장 몇 개로 이토록 높은 몸값을 받았다는 사실은 작은 브랜드를 운영하는 사업자들에겐 부러운 이야기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부러워만 하고 끝내기에는 너무나 아쉬운 사례예요.
작은 브랜드일수록 오히려 이 사례를 통해 내 브랜드가 더 크게 성장하고, 나아가 성공적인 매각이나 투자 유치를 이뤄낼 수 있는 단서를 얻을 수 있을 듯합니다.
그렇다면, 런던베이글의 성공적인 인수합병(M&A)은 작은 브랜드 사업자에게 어떤 인사이트를 던져주는 걸까요?
초반부터 ‘엑싯(Exit)’을 생각한다면 반드시 준비해야 할 5가지 요소
① 작은 매장이라도 철저한 ‘데이터 관리’가 핵심입니다
런던베이글이 사모펀드의 눈길을 끈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숫자로 증명된 성장 가능성이었어요.
실제로 런던베이글은 지난해 매출 796억 원, 영업이익 243억 원을 달성하며 매장당 수익률을 명확하게 보여줬습니다. 작은 매장일수록 철저한 회계와 데이터 관리를 초반부터 갖춰두어야 합니다. 숫자로 보여줄 수 있는 비즈니스만이 확장과 투자의 가능성을 열 수 있어요.
② ‘스토리’를 브랜드의 핵심 자산으로 삼아야 합니다
런던베이글은 그냥 베이글을 파는 가게가 아니었어요.
‘뮤지엄’이라는 콘셉트로 고객들이 매장을 방문해 사진을 찍고 SNS에 자발적으로 공유하게 만들었습니다. 즉, 고객들이 브랜드를 알아서 홍보하도록 만든 셈이죠. 작은 브랜드라면 처음부터 브랜드가 가진 감성과 고유한 스토리를 확실히 정립하고, 이를 고객 경험에 적극적으로 녹여내는 작업을 반드시 해야 합니다.
③ ‘복제 가능한 운영 매뉴얼’을 초기에 구축해야 합니다
소수의 매장으로 큰 성공을 거둔 브랜드는 많지만, 그것을 반복적으로 다른 지역이나 해외에서도 똑같이 재현할 수 있어야만 브랜드 가치는 비약적으로 상승합니다. 런던베이글은 이미 표준화된 레시피, 직원 교육 매뉴얼, 매장 운영 가이드를 철저히 준비했어요. 이런 체계가 구축되어 있으면 투자자들이 미래 확장성을 확신할 수 있습니다.
④ ‘해외 진출 가능성’을 작게, 빠르게 실험하세요
런던베이글은 일본과 싱가포르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어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미리 점검했어요.
작은 브랜드가 해외 시장에 처음부터 큰 투자를 하는 건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규모 팝업 매장이나 온라인 배송 등을 통해 가볍게 해외 시장 반응을 테스트하고 데이터를 축적하면, 투자자에게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보다 설득력 있게 제시할 수 있습니다.
⑤ ‘창업자의 역할과 보상 구조’를 미리 명확히 설계하세요
런던베이글의 이번 매각에서도 창업자가 지분 일부를 유지하며 브랜드의 핵심 정체성을 지키기로 한 점이 눈에 띕니다.
브랜드를 만든 창업자가 일정 기간 브랜드 총괄로 남는 구조를 짜면 투자자는 브랜드 안정성을 더욱 신뢰할 수 있습니다. 사업 초반부터 창업자의 역할을 분명히 하고, 지분이나 성과 인센티브(Earn-out) 구조를 미리 설계하는 것이 중요해요.
런던베이글, M&A 이후 더 커질 브랜드의 미래는?
JKL파트너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런던베이글의 국내 매장을 확대하고, 해외 시장에도 본격 진출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실제로 사모펀드는 브랜드를 빠르게 성장시키는 전략을 잘 세우는 데 강점을 갖고 있어요. 단기적으로는 국내 주요 도시에 직영점을 추가 오픈하고, 자체 온라인 몰과 냉동 제품 등을 출시하며 고객 접점을 넓혀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기적으로는 일본, 싱가포르를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글로벌 브랜드로서 입지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장기적으로는 라이선스나 프랜차이즈 사업을 통해 전 세계 주요 도시로의 브랜드 확장까지 기대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브랜드의 본질적인 감성과 고객 경험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가 될 거예요. 하지만 철저한 매뉴얼 관리와 창업자의 지속적인 브랜드 총괄 역할 수행을 통해 이 문제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겁니다.
작은 브랜드의 미래는 초반 설계에 달려 있어요
런던베이글의 성공적 M&A 사례는 규모가 작은 브랜드들에게도 분명한 메시지를 전해줍니다.
처음부터 엑싯을 목표로 사업을 한다면, 숫자와 스토리를 동시에 준비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브랜드의 매력도를 최대한 끌어올리고 투자자에게 더 큰 확신을 줄 수 있어요.
이제 작은 브랜드의 미래는 얼마나 치밀하게 초반 설계를 했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겁니다.
작다고 주눅 들 필요가 없어요.
런던베이글 역시 작은 베이글 가게로 시작했으니까요.
당신의 브랜드가 '다음 런던베이글'이 될 순간을 지금부터 준비해 보세요.
작은 브랜드의 꿈은 결코 작지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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