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시작된 신세계와 CJ의 전략적 협업이 1년을 맞이했습니다.
쿠팡의 독주, 해외 이커머스의 적극적 투자 및 진입 등에 다양한 위기의식 아래,
물류, 멤버십, 상품기획, 콘텐츠 등 전방위 협력 아래 어떤 성과와 한계가 있었는지, 마케터의 시선으로 살펴보고, 해외 사례와 실행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미래 전략을 제안해보려 합니다.
시장 위기에서 시작된 전략적 연대
쿠팡의 독주, 네이버의 콘텐츠 커머스 강화, 알리익스프레스의 저가 공세 등은 기존 국내 유통 강자들에게 구조적 위기감을 주며 그 위기감이 점점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신세계와 CJ는 각자의 한계를 상호 보완하기 위해 2024년 6월 전략적 제휴를 체결을 했는데요.
이는 단순 협업이 아닌 유통·물류·콘텐츠·멤버십을 전방위로 결합한 이번 협업으로 단순한 제휴를 넘어, 산업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연대 전략이었습니다.
협업 1년, 잘한 점과 전략적 과제
잘한 점
- 빠른 실행과 실무 중심 협업 구조
MOU 체결 직후 G마켓에 CJ대한통운의 0-NE 물류망을 적용, SSG닷컴에 주 7일 배송 ‘스타배송’을 도입하며 쿠팡과의 배송 격차를 실질적으로 좁혔습니다. 단순 계획이 아닌 실무 실행 중심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습니다. - 상품 공동개발과 온·오프 연동 테스트
CJ제일제당의 HMR 제품을 이마트와 SSG닷컴에서 선론칭하고, 빠르게 고객 반응을 분석해 리뉴얼하는 구조를 실험했습니다. 이는 기존 입점비 등의 사전 조율 및 비용 집행으로 인한 신제품 출시 지연 및 우려한 기존의 방식에서 제조·유통 간 상호 피드백 루프가 작동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 멤버십 통합의 시작점 마련
이마트24에서 CJ ONE과 신세계 포인트를 동시에 적립하는 시범 프로젝트는 향후 포인트 생태계 통합의 가능성을 보여준 중요한 사례였습니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고객 경험 측면에서 새로운 시도를 인정할 수 있습니다.
향후 과제 및 실행 방안
- 포인트 연동에서 통합까지: 현재의 단방향 적립 수준을 넘어 양방향 사용, 혜택 공유, 계정 통합 등의 실질적인 멤버십 결합 구조 설계가 필요합니다.
실행 계획: 데이터 중복 정리, 앱 연동 구조 마련, 공동 혜택 프로모션 설계 - 전환율 중심 KPI 설계: 배송 서비스 개선이 단기 만족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실제 재방문율·객단가 증가·구독화 모델로의 전환율 분석이 필요합니다.
실행 계획: 전용 고객군에 대한 행동 분석, 전환별 마일스톤 설계, 성과 기반 인센티브 체계 정비 - 콘텐츠-커머스 결합의 구조화: CJ ENM의 콘텐츠 자산이 아직 유통 구매로 전환되는 구조는 미흡합니다. 드라마 연계 쇼핑, 테마관 등으로 확장해야 합니다.
실행 계획: 티빙 콘텐츠 기반 SSG 연동 코너 운영, 오프라인 테마관 신설, MD 굿즈 정기화
해외 협업 사례: 전략은 ‘연차별 진화’에 있다
성공적인 협업은 단기간 성과보다, 연도별 계획과 유기적 확장을 통해 완성됩니다.
신세계와 CJ의 협업이 지속 가능하려면, 이런 해외 사례들을 참조할 필요가 있습니다.
1. 아마존 × 콜스: 유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2019년, 미국 백화점 체인 콜스는 아마존의 반품을 대신 수거해 주는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이 전략은 시작부터 주목을 받았습니다. 매장 방문자가 단숨에 24% 증가했고, 유통 채널을 공유하는 신개념 협업이라는 평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2년 차에 접어들자 문제가 드러났는데요.
반품 고객의 구매 전환율은 평균 10% 미만으로 매우 낮았고, 고객은 반품만 하고 매장을 떠났습니다. 결국 3년차에 들어서자 수익성이 낮은 매장은 협업을 종료하며 아마존과의 파트너십 일부를 축소하게 됩니다.
이 사례는 분명히 말해줍니다.
협업으로 고객을 ‘데려오는 것’은 가능하지만, ‘돈을 쓰게 만드는 구조’가 없으면 지속될 수 없습니다. 단순 트래픽 유입이 아니라, 체류와 전환, 그리고 충성도로 이어지는 고객경험 설계가 필요합니다.
2. 넷플릭스 × 월마트: 콘텐츠는 경험을 통해 완성된다
넷플릭스는 2021년 월마트와 손잡고 ‘Netflix Hub’라는 전용 콘텐츠 쇼핑몰을 론칭했습니다. 《기묘한 이야기》, 《오징어 게임》 등 인기 콘텐츠의 굿즈가 중심이었고, 오리지널 시리즈와 팬덤의 연결고리를 쇼핑으로 확장한 실험이었습니다.
1년 차에는 온라인 중심 판매였지만, 2년 차부터는 2,400개 오프라인 매장에 전용 매대를 설치하고, 팬들을 위한 굿즈·기획상품을 배치했습니다. 이어 3년 차에는 Roblox 기반의 메타버스 팬 이벤트까지 연계되며, 팬덤은 놀이와 소비를 오가는 몰입 구조로 진화했습니다.
넷플릭스는 단순히 ‘물건을 파는 플랫폼’이 아닌, 콘텐츠와 세계관을 통해 브랜드 충성도를 확보한 사례입니다. 국내 콘텐츠-유통 협업도 단순한 굿즈 판매를 넘어서, 소비자가 직접 콘텐츠 안으로 들어가 경험하고 소비하게 만드는 구조 설계가 중요합니다.
실질적 협업 아이디어 3가지
1. 콘텐츠 커머스 연동
티빙의 인기 드라마 속 의상, 식기, 인테리어 소품을 SSG닷컴에서 실시간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연동합니다.
사용자는 드라마 시청 중 화면 하단 ‘쇼핑보기’ 버튼을 클릭해 상품 상세페이지로 연결되며, 한정판 굿즈나 팝업스토어도 함께 운영합니다.
2. 건강 맞춤형 식단 구독 서비스
CJ HMR 제품을 삼성헬스 또는 눔과 연동해 체중·식습관 데이터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식단 키트를 구성합니다.
매주 주간 식단이 자동 추천되고, 사용자는 앱에서 식단 수정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이마트에는 오프라인 체험 존을 구성해 샘플 체험도 병행합니다.
3. 스마트홈 기반 자동주문 시스템
LG 스마트 냉장고와 연동된 ‘재고 인식 시스템’을 통해 달걀, 반찬, 유제품 등이 부족할 경우 자동으로 CJ 식재료 정기배송 옵션이 활성화됩니다. 사용자는 이마트몰 또는 G마켓 앱에서 ‘확정 버튼’만 누르면 주문이 완료되며, 냉장고 안에서 앱 알림도 함께 발생됩니다.
마치며..
신세계와 CJ의 협업 1년은 분명히 의미 있는 출발이었습니다.
그러나 해외 사례가 보여주듯, 협업은 단기 시너지보다 ‘고객과 함께 진화하는 경험 설계’가 핵심이라 할 수 있죠. 멤버십 통합, 콘텐츠 상업화, 유통 자동화는 그 가능성을 보여준 출발점일 뿐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고, 구조가 아니라 지속성이 성공의 키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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